현대인은 하루에도 수십 개의 앱과 웹사이트를 사용하고, 수천 개의 사진과 메시지를 클라우드에 남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상을 떠난 뒤, 그 수많은 디지털 자산은 어떻게 될까요?
이 질문에 답하며 새롭게 등장한 직업이 바로 ‘디지털 장례 플래너(Digital Death Planner)’입니다.
단순히 온라인 계정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사후에도 남겨질 디지털 흔적을 설계하고, 기억을 보존하며, 추모 방식을 기술로 혁신하는 전문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장례 플래너가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
왜 이 직업이 미래 유망 직종으로 주목받는지
어떻게 이 분야에 진입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디지털 장례 플래너란? 죽음 이후의 디지털 삶을 설계하는 직업
디지털 장례 플래너는 고인의 디지털 자산을 정리하고, 유가족이 디지털 방식으로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입니다.
이들은 법률, 정보보안, 심리상담, 콘텐츠 디자인까지 폭넓은 영역을 다루며, 기술과 장례문화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관리 이메일, SNS, 클라우드, 암호화폐, 온라인 금융 계정의 정리 및 삭제
사이버 유산 설계 생전의 디지털 유서, AI 음성 메모, 디지털 타임캡슐 제작
추모 콘텐츠 제작 AI로 복원된 영상, 음성 기반의 가상 추모사, 메타버스 분향소 구축
디지털 유언장 서비스 연계 변호사와 협업해 법적 효력 있는 디지털 유언장 작성 지원
가족 맞춤 디지털 추모 유족을 위한 애도 콘텐츠, 온라인 추모 페이지 기획 및 운영
실생활 예시
고인의 SNS 계정을 ‘디지털 추모공간’으로 전환하고, 가족·친구가 남긴 메시지를 AI로 모아 영상화
유언처럼 남긴 AI 음성메시지를 가족이 추모 시기에 들을 수 있도록 자동 설정
메타버스 장례식장에서 아바타를 통해 온라인 조문이 가능한 서비스 기획
왜 디지털 장례 플래너가 주목받고 있는가?
과거에는 장례란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물리적 의식이었지만, 이제는 디지털 세계에서도 죽음과 기억을 다루는 시대입니다.
아래는 디지털 장례 플래너가 주목받는 핵심 이유입니다.
① 디지털 유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수많은 계정을 생성하고, 그 안에 중요한 데이터들을 남깁니다.
가족사진이 담긴 클라우드 저장소
비밀번호가 잠긴 암호화폐 지갑
본인 명의로 결제된 구독 서비스
메신저에 남은 고인의 마지막 말
이 모든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닌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가지며, 적절한 정리 없이는 오히려 혼란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② 사후 데이터 관리에 대한 사회적 수요 증가
“이메일을 삭제할 수 없다면?”
“고인의 사진이 광고로 무단 활용된다면?”
“남겨진 암호화폐 자산은 누가 상속받는가?”
이처럼 사망 이후의 디지털 자산 관리는 법적, 기술적, 감정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동반합니다.
이에 따라 전문 인력의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디지털 장례 서비스 스타트업도 급성장 중입니다.
③ AI 기술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추모 방식의 변화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인의 음성·표정을 복원하거나, 가상현실 공간에서 추모 행사를 열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AI가 고인의 목소리로 추모 메시지를 전달하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의 스타트업에서는 메타버스 장례식을 위한 공간 설계 및 운영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기술 기반 추모 서비스는 디지털 장례 플래너의 전문성과 기획력이 뒷받침될 때 더욱 의미 있고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장례 플래너가 되려면? 진출 방법과 필요한 역량
디지털 장례 플래너는 IT, 디자인, 상담, 법률, 장례 문화 등 다양한 전문성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직업입니다.
단순한 장례식 플래너가 아니라, 디지털 라이프 엔딩 솔루션 설계자로서의 정체성을 요구받습니다.
진출 방법 ①: 유관 분야 경력자 또는 전공자 진입
전공/경력 활용 예시
IT·보안·데이터 전공자 사후 데이터 관리 시스템 설계 및 개인정보 보호
심리·상담학 전공자 유족 대상 애도 상담 및 콘텐츠 설계
디자인·UX 전문가 추모 웹페이지, AI메모리 인터페이스 개발
법학·사회복지 분야 디지털 유언장, 상속 문제 자문
진출 방법 ②: 관련 민간자격 취득 및 창업
디지털 장례 서비스 전문 민간기업과 연계된 교육 과정 이수
AI 기반 콘텐츠 기획, 디지털 유산 정리 대행, 온라인 분향소 구축 서비스 창업
‘사이버 장례지도사’, ‘AI 메모리 디자이너’ 등 신직업군 커리어 구축 가능
요구되는 핵심 역량
역량 설명
디지털 자산 이해력 SNS, 클라우드, 암호화폐 등 디지털 유산 구조 이해
AI 콘텐츠 기획력 가상음성, AI 영상 등 추모 콘텐츠 기획 가능
감정 공감 능력 유족의 슬픔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상담력
데이터 보안·법률 지식 사후 개인정보 관리, 법적 책임 소재 이해
UX/UI 설계 감각 유저 친화적인 온라인 추모공간 설계 능력
우리는 이미 디지털 세계에서 태어나고, 살며, 관계를 맺고, 기억을 남깁니다.
그리고 이제, 그 죽음 또한 디지털 공간에서 존중받고 관리되어야 할 대상이 되었습니다.
디지털 장례 플래너는 단순한 직업이 아닌,
기술과 인간, 생명과 기억 사이의 간극을 연결하는 미래형 전문직입니다.
고인의 데이터를 지우는 것이 아닌, 그 삶을 아름답게 정리하고 의미 있게 남기는 일.
그 정성스러운 마지막 설계를 책임지는 사람이 바로 디지털 장례 플래너입니다.
앞으로는 누구나 한 명쯤은 자신의 ‘디지털 메모리 큐레이터’를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이 직업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당신에게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